슬립버드를 샀다. 난 잠을 편히 자고 싶다.
밤에 뛰노는 우리 첫째, 둘째 고양이 시로와 구레 때문이다.
안방 문을 열어두면 배 위로 점프를 뛰고
문을 닫아두면 밖에서 뛰다가 울고
한 마리씩 갈라놓으면 번갈아 밖에서 운다.
요녀석들이 언제 이렇게 엄마아빠에 집착하는 귀여운 녀석들이 되었을까.
기특하지만 아무튼 잘 때마다 괴로웠다.
3M 귀마개를 해보려고 했지만 이걸 끼고는 도무지 불편해서 잠이 안온다.
헤드셋은 불편 수준이 아니다.
대안이 없을까 싶어 찾다보니 이 물건이 있었다.
BOSS SLEEPBUDS
전자식 귀마개로는 최초인것 같다?
안마랑 같이 있는 스피커 계통은 있지만 아무튼 귀를 막아주는 애는 얘뿐인 듯 하다.
홈페이지 설명을 봤더니 잠에 대한 환상이 잔뜩 써있다. 여기에 빨려서 결국 사버렸다.
물론 불안하다.
첫 제품은 늘 불안하다.
제품을 내놓고 나니 "어 이게 아니네? 개발 취소" 할 수도 있고
"역시 이 부분이 문제군" 하고 큰 폭으로 수정될 기능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을 가능성이 많다.
멀리 볼 것도 없이 폴더블 폰의 현재 상황과 같다.
1. 그 와중에 더럽게 비싸다. 35만원이다.
2. 기능이 없다. 이렇게 비싼데 기능이 없다. 오로지 기본 사운드 몇 개와 마스킹 기능이 전부이다. 사이즈를 줄이려다보니 기능도 다 빼버렸다. 허무할 정도로 기능이 없다. 앱이 아니면 볼륨 조절 기능도 없다.
그래도 믿고 산 건
BOSS라서
이다. 노이즈 캔슬링의 왕이니 소음을 잘 잡아주겠지?
그렇게 이 물건과의 첫 날밤...
귀에 꼽고 파도 소리를 켰다. 남들은 캠프 파이어도 좋다는데 나에겐 파도 소리가 좋았다.
이어팁은 M을 썼다. 기본 형이다. S/M/L 총 3개를 준다. S가... 그렇게 작지는 않다. L은 정말 크다.
키가 2M는 되야 쓸 수 있을 것 처럼 크다. 유비용인가?
이물감
일반 이어폰을 낀 것보다는 이물감이 적다.
기능이 없는 만큼 유닛이 작아서 귀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는다. 옆으로 누워도 아프지..
아프지... 아프지는 않은데 뭔가 작은 구슬이 있는 느낌은 있다. 아프지는 않지만 신경 쓰이는 정도는 된다.
소리 차단
분명 밖의 소리를 꽤 많아주는데 뭐랄까 이게 귀를 막아서 막힌건가
기능 때문에 막힌건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귀마개보다는 더 잘 들리고
신경 쓰일 정도로 들리지는 않고 약간 먹힌 소리가 전달되서 들어온다.
잠이 잘온다?
잘 모르겠다. 신경이 쓰이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좀 몽롱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어느 순간 잠들었다.
그리고...
새벽에 귀가 아파서 깼다.
어어... 이러면 안되잖아.
잠든지 5시간 만에 깼는데 인이어 이어폰 오래 끼고 있을 때 처럼 귀에 통증이 있다.
심하지는 않다 인이어 1시간 정도 낀 것 같이 아프다. 5시간 통증은 아니다.
하지만 잠결에 이정도면 충분히 불편하다.
결국 난 이어폰을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뽑아버리고 마저 잠을 잤다.
첫 날 총평
괜찮았던 점
소리 막는 건 생각한 것과는 다르지만 익숙해질만 했다.
끼고 있을 때 이물감은 기존 물건들과는 확실히 다르게 좋다.
잘 안빠진다. 빠져도 침대에서 몸으로 눌러도 잘 티가 안날만큼 작고 단단하다.
그리고 낮에 회사에서 써보니... 나는 이거 회사에서 일할 때 쓰면 좋겠더라...
(물론 안 잘땐 헤드폰 끼면 된다.)
나쁜 점
기존 물건보다 이물감이 좋지만 그래도 오래 끼면 아프다. S 팁으로 바꿔서 2일차를 해봐야겠다.
사운드의 길이... 수딩 사운드라고 부르던데 암튼 화이트 노이즈 계열만 있는건 이해한다. 음악을 이어폰에 바로 저장하는 방식이라서 용량도 없는데 음악 같은 것 넣을 순 없었겠지. (나노 단위 메모리도 나오는 시대라며! 35만원인데!)
근데 적어도 적어도... 화이트 노이즈라도 좀 길게 만들어주지 그랬나 싶다. 너무 짧아서 반복이.... 괴롭다.
자려고 누우면 예민해져서 어디서 반복하는지가 들리기 시작한다.
대체 35만원을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차기작을 위한 펀딩 같은건가? (BOSS 인데?)
다음에 시도해보자
작은 이어팁을 꼽고 자봐야겠다.
'리뷰 > 사용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BOSS 슬립버드 사용 1개월... (0) | 2019.10.08 |
---|---|
서피스 아크 터치 마우스(부재: 아크의 퇴보) (0) | 2019.08.21 |
(1년후기) MS 아크 터치마우스 - MS Arc touch mouse 리얼후기 (1) | 2018.08.01 |